7년간 주식투자하던 30대 부부, '심리적 안정감'을 사기로 했습니다 [내집마련 2편]

자신의 집에서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없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결혼 5년차, 서울 25평 전세 아파트에서 두 번째 재계약을 마친 2025년 7월. 그리고 3개월 뒤, 10.15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생애최초 무주택자인 우리 부부에게, 이제는 집을 사야 할 때가 왔습니다.

2년마다 반복되는 불안

전월세로 사는 사람들은 압니다. 2년마다 찾아오는 그 불안을.

집주인이 재계약을 거부하면 어떡하지? 전세금이 얼마나 오를까? 월세 전환을 요구하면?

7월 재계약 당시, 집주인과의 협상을 준비하며 깨달았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요인에 의해 우리의 생활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임대 생활의 본질이었습니다.

심리적 안정감의 가치

직장, 사회생활 등 치열한 외부 세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더라도, 돌아와 쉴 수 있는 우리만의 온전한 공간.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곳.

내 집은 이러한 불안정성으로부터의 해방이자, 삶을 지탱하는 심리적 버팀목입니다.

집은 우리의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우리의 추억을 쌓고, 취향을 담고, 역사를 기록하는 공간. '우리 집'은 그 자체로 '우리의 세계'가 됩니다.

괴테가 말한 '자신의 세계'란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외부의 혼란과 불안으로부터 독립된, 온전히 나의 통제 아래 있는 공간. 그곳에서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7년간의 준비 과정

2019년 1월 신입 사원으로 입사한 후, 저는 금융자산의 크기를 키우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국내외 주식 투자를 시작했고, 코로나 폭락장을 정면으로 경험했습니다. 주가가 반토막 나는 걸 보면서도, 매달 적립식 투자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2021년 결혼과 함께 아내 구름이와 서울 25평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습니다. 신혼의 설렘 속에서도, 월급과 투자 수익을 차곡차곡 모았습니다.

그렇게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복리의 힘을 경험하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투자 그릇을 점점 더 키워나가는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부동산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금융자산으로 시드머니를 키우자'는 생각뿐이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습니다.

재무적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심리적 안정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을. 아무리 금융자산이 늘어도, 2년마다 찾아오는 불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 투자의 관점에서 내집마련을 결심한 구체적인 이유와 전략은 다음 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결단의 순간

그러는 동안, 부동산 시장 또한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었습니다. 2022년까지 빠르게 오르던 집값이 2023년 급락했다가 다시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고점을 향해가는 매물들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10월 15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유례 없는 고강도 규제 가운데, 생애 최초 혜택만이 유지된 시장 상황을 보면서 깨달았습니다.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부부에게 유리한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아내는 처음부터 내 집 마련을 원했지만, 주식, 코인 등 금융자산을 키우고 싶던 제 뜻을 4년간 묵묵히 지지해줬습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이 다시 빠르게 오르는 걸 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7년차 직장인으로서 벌고 모으고 불린 금융자산. 이제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 부부의 행복을 위한 베이스캠프를 마련할 시기였습니다.

내년 초 안에 서울 아파트 등기를 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집 알아보기 시작

현재 우리는 서울 광진구, 동작구, 동대문구, 강동구 일대를 중심으로 매물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출퇴근 접근성, 생활 인프라, 학군, 향후 개발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예산은 생애최초 대출 한도와 7년간 모은 자산을 합쳐 설정했습니다. 무리하지 않되, 우리가 원하는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선에서 균형을 찾고 있습니다.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우리에게 중요한 건 '우리만의 세계'를 갖는 것입니다.

우리만의 세계를 만들고 싶다

아내와 함께 안정감 있게 살아갈 베이스캠프. 우리의 이야기를 쌓아가는 공간. 그 공간을 만들 때가 왔습니다.

우리 삶에 대한 온전한 통제권을 갖고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한다는 관점에서, 내집마련은 우리 부부의 행복을 위한 첫 단추와도 같습니다.

집은 투자 대상이기 이전에, 우리의 삶이 펼쳐지는 무대입니다. 우리의 첫번째 우주가 되어줄 내집마련 과정을 이곳에 기록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