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 3번째 전세 재계약 직후 돌연 내집마련 결심한 이유 [내집마련 1편]

결혼 5년차 부부의 전세 재계약 실전 경험담. 2021년 전세난, 2023년 역전세, 2025년 집값 회복을 직접 겪으며 배운 내집마련의 타이밍. 신혼부부 주거 안정을 위한 실질적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2021년 전세난부터 2025년 내집마련 결단까지 신혼부부 5년 주거 여정을 보여주는 타임라인 썸네일
5년간 3번의 재계약을 경험한 신혼부부가 마침내 내집마련을 결심하기까지의 여정을 확인해보세요.

결혼 5년차 부부인 저와 아내 구름이가 걸어온 전세 여정과 내 집 마련을 결단하기까지의 구체적인 배경을 공유합니다. 우리에게 집은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실거주할 자가를 마련할 결심을 하기까지,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전세 시장의 격랑을 온몸으로 겪어야 했습니다.

2019-2020년: 금융자산(주식/코인) 투자 시작

2019년, 저는 취업 후 처음 받은 월급으로 투자에 눈을 떴습니다. 새벽까지 투자 블로그를 읽으며 투자의 매력을 알게 됐고, 또래보다 일찍 졸업하고 취업한 덕분에 평균 대비 몇 년 먼저 시장에 발을 들일 수 있었습니다.

투자를 시작한지 불과 몇개월 만에 코로나 폭락장을 정면으로 겪으며 구르고 넘어졌습니다. 주가가 반토막 나는 걸 보면서도 매달 적립식 투자를 멈추지 않았죠. 그렇게 저만의 투자 방법을 찾아가며 금융자산을 키워나갔습니다.

당시 제 에너지는 온통 주식과 코인 등 금융 자산에 쏠려 있었습니다. 부동산은 아직 먼 미래의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만 해도 몰랐습니다. 곧 부동산이 제 삶의 중심으로 들어올 줄은요.

2021년: 전세난의 한복판에서

결혼 후 본가에서 독립하며 부동산은 해결해야 할 현실이 되었습니다. 2021년은 전세난의 정점이었습니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전세 매물은 빠르게 사라졌고 전세가는 연일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서울에서 25평 전세 아파트를 구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였죠. 전세난의 핵심은 임대차 3법, 그중에서도 계약갱신청구권이었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의 계약 갱신 요청을 거절할 수 없게 되었고, 이는 임차인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권리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역설적으로 반응했습니다. 임대인들이 전세 매물을 거둬들였고, 신규 입주자를 받는 경우엔 처음부터 임대료를 높게 책정했습니다.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며 전세가는 폭등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급매로 나온 25평 구축 아파트를 계약했습니다. 2021년 7월 말, 우리 부부의 첫 보금자리였습니다. 아내 구름이와 함께 짐을 옮기던 그날의 설렘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이제 우리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안도감. 그것이 온전히 '우리 집'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2023년: 시장이 뒤집힌 날

2년은 순식간에 흘렀습니다. 2023년 첫 번째 재계약 시점, 우리는 당연히 연장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완전히 뒤집혀 있었습니다.

역전세. 기존 전세가보다 신규 전세가가 낮아진 현상입니다. 서울 전세 시장에서 전셋값이 수억 원씩 감액되었고, 보증금 미반환과 전세 사기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불과 2년 만에 시장이 180도 바뀐 것이었습니다.

금리 인상이 결정타였습니다. 기존 전세 시장은 전세자금 대출로 시세가 형성되었는데, 금리가 오르며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자 수요가 급격히 월세로 이동했습니다. 우리도 체감했습니다.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지원제도로 받은 저리 대출의 이자가 몇 년 만에 4배 가까이 올랐으니까요.

집주인과의 협상 끝에, 1억 원 이상 보증금을 낮춰 계약을 갱신했습니다. 바뀐 시세에 맞춰 조정할 수 있어 재무적으로는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2년마다 반복되는 이 불안정함이 점점 버겁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세 번째 재계약, 그리고 결단

또 2년이 지났습니다. 2025년 7월, 두 번째 재계약 시점이 왔습니다.

이번에도 재계약을 희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전세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사비와 복비를 감안하면 현재 집에서 일부 금액을 올리고 계속 사는 것이 합리적이었습니다. 협상 끝에 몇천만 원을 올리고 재계약했습니다.

그런데 전세 재계약을 하고 나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2022년까지 빠르게 오르던 집값이 2023년 급락했다가, 다시 빠르게 회복하며 전고점을 향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전세 시장은 정책과 금리에 따라 2년마다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일 수 다는 것을요.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때그때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 것뿐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무엇보다 크게 다가온 건, 이 불확실성 자체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었습니다. 계약 만료일이 다가올 때마다 반복되는 긴장감. 집주인의 의사에 따라 흔들리는 생활 계획.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어느새 무시할 수 없는 무게가 되어 있었습니다.

재계약을 마치고 나서도 마음 한편이 편치 않았습니다. 시장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빠르게 회복 중인 집값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이번엔 다르게 접근해야 하는 거 아닐까?'

2021년 전세난, 2023년 역전세, 2025년 내집마련 결단까지 연도별 시장 상황과 대응 방법을 정리한 타임라인 인포그래픽
정책과 금리 변화에 따른 전세 시장의 급변과 우리가 내린 선택들을 한눈에 확인하세요

5년 전세 여정이 준 교훈

연도시장 상황우리의 선택결과
2021전세난 (임대차3법)25평 아파트 계약2년 안정적 거주
2023역전세 (금리 인상)보증금 1억 감액첫 번째 재계약 성공
2025집값 회복 (10.15 정책)보증금 인상 후 재계약두 번째 재계약 + 내집마련 결단

5년간 전세로 살며 전월세 시장의 변동성을 온몸으로 체감했습니다. 임대차3법, 금리 인상, 정책 변화. 매번 우리의 생활 반경이 흔들렸고, 제가 통제할 수 없는 이 시장에서 '전세'라는 포지션이 얼마나 취약한지 깨달았습니다.

2년마다 반복되는 불안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삶을 잠식합니다. 안정성에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시장 상황을 읽고 우리에게 맞는 타이밍을 포착하는 것의 중요성. 이것이 5년 전세 여정이 준 가장 큰 교훈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세 번째 재계약 직후 왜 내 집 마련을 결심했는지, 그 구체적인 이유를 이야기합니다. 7년간 금융자산 투자에 집중했던 제가 우리 인생에서 가장 비싼 재화, 부동산을 사기 위해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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