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쓰기 작심삼일이라면? 노션과 클로드로 '365일 타임캡슐'을 만들어보세요
작심삼일 일기 쓰기 탈출 솔루션! 노션과 클로드 MCP로 365일 타임캡슐 만들기. 매년 같은 날 과거의 나를 만나며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일기 시스템. 에디터의 기록법 실천 가이드.
일기 쓰기, 시작은 했지만 지속하지 못한 당신에게
흘러가는 소중한 시간을 붙잡고 싶어 매일 일기를 써보겠다는 목표를 세워본 적 있으신가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처음 3-4주는 열심히 쓰다가도 어느새 귀찮아져서 흐지부지 그만두곤 했죠. 일기장은 언제나 앞쪽만 채워진 채 서랍 속에 잠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다 책 <에디터의 기록법>을 읽게 되었습니다. 김희라 어피티 편집장이 일기를 쓰기 시작하게 된 흥미로운 구절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하루는 내가 유독 한숨을 푹푹 쉬었더니 친구가 그 모든 걱정을 없애는 방법을 안다고 했다. 반색하며 그게 뭔지 당장 가르쳐달랬더니 싱겁게도 일기를 쓰라는 답이 돌아왔다. 처음엔 실망할 뻔했으나 이어진 친구의 방법론은 꽤 흥미로웠다. 먼저, 연도 없이 날짜만 있는 365개의 문서를 만든다. (...) 그다음엔 매년 같은 날짜의 파일에 일기를 쓰기만 하면 된다.
김희라 편집장은 친구가 소개한 시간을 자기 편으로 만드는 방법에 크게 감명받아 매일 일기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365개의 타임캡슐, 매년 같은 날 과거의 나를 만나다
이 방법의 핵심은 간단하지만 놀랍도록 강력합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65개의 문서를 만들어두고, 매년 같은 날짜의 파일에 일기를 쓰는 것이죠.
매일 같은 날짜의 페이지에 기록을 남기면, 1년 후 다시 그 날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과거의 내가 묻어둔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마치 타임캡슐을 열듯이요. 10월 14일 페이지에는 2025년, 2026년, 2027년의 10월 14일이 차곡차곡 쌓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날에 서로 다른 해의 나를 비교하며 성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일기가 시간 순서대로 흐른다면, 이 방법은 매년 같은 날에 과거의 나와 만나는 순환의 기록입니다. 그래서 '365일 타임캡슐'입니다.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1년 전, 2년 전 오늘 내가 했던 걱정과 고민은 대부분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더라는 것입니다. 당시엔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중요하게 느껴졌던 문제들이 시간이 지나고 보니 별것 아니었던 경우가 많습니다.
김희라 편집장은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바쁘게 일하는 동안 마음 한편엔 늘 불안이 있었다. 정신 없이 사느라 내가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걸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걱정에서 비롯한 불안이었다. 가끔이라도 차분히 하루를 돌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고, 날짜 감각이 흐려진 채 시간을 자루에 담아서 포대째 쓰는 데 익숙해지고 있었다.
이 구절이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저 역시 시간을 '포대째' 쓰고 있었으니까요. 하루하루가 의미 있게 쌓이는 게 아니라 그냥 흘러가버리는 느낌.

일기가 주는 진짜 선물: 나의 삶을 사랑하게 되는 힘
책 <기록이라는 세계>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2년 전 어떤 강연에서 누군가가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20대 친구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신가요? '나중에 정말 후회할지도 모르니 이것만큼은 꼭 해 둬라' 그런 거요."
체력을 키워둬라, 다양한 경험을 해라, 여행을 자주 다녀라.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답은 이것이었습니다. "지금의 시절을 기록해두셨으면 좋겠어요."
왜 하필 기록일까요? 삶의 모든 순간을 기록할 순 없지만,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으로 남겨둔 장면이 지금보다 많았다면 '나의 삶을 조금 더 일찍 사랑하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때문입니다.
나의 삶에 애정을 갖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기록을 할수록 나라는 세계가 점점 넓어지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기록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다
<기록이라는 세계>에서는 기록이 가진 힘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건 기록이었다고.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순간에 행복했는지, 어떤 순간을 불행하다 여겼는지, 문제가 생길 땐 어떤 생각을 했는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했는지.
그 순간의 상황과 감정을 고스란히 남겨두면, 쓰는 일을 꾸준히 하다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을 잘 살아보고 싶은 의지,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용기, 나아질 거라는 희망, 나를 더 아껴주고 싶은 마음 같은 것들이 차오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김희라 편집장 역시 <에디터의 기록법>에서 매일 밤 일기를 쓰면서 깨달았다고 합니다.
인간의 불안이란 빠르게 달려 어딘가에 도착한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으며, 다만 자신이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알아차림으로써 비로소 잠재울 수 있다. (...) 하루가 끝난 내 기분은 어떤지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평온해졌다.
대화가 필요할 땐 자기 자신과 나누어도 된다는 걸 안 순간, 나는 진심으로 앞으로의 인생이 조금 덜 걱정되는 걸 느꼈다. 흥미로운 건 자기 자신과의 대화도 어쨌든 대화여서, 언제나 그 결과는 오간 말의 합보다 크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일기는 과거의 나와 대화하는 도구이자, 현재의 나를 알아차리는 장치입니다. 매일 써내려가다 보면 나만의 타임캡슐이 365개 쌓이는 셈이죠. 오래 쓸수록 더 의미가 깊어지고, 대체 불가능한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집니다.
하루를 두 번 사는 일기의 마법
<기록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표현이 있습니다. 일기를 쓰는 것은 하루를 두 번 사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한 번 경험한 삶을 다시 음미하고, 새롭게 해석하거나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 사는 하루가 좋아서, 오늘을 한 번 더 기억하고 싶어서 일기를 쓴다는 거죠. 그렇게 기록된 하루하루가 우리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어줍니다.
클로드와 노션으로 5분 만에 완성한 일기 시스템
두 책을 읽고 바로 실천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365개의 문서를 일일이 만드는 건 너무 번거로운 일이었습니다. 더 효율적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클로드에게 물어봤습니다.
"매일 짧게라도 일기를 기록하고 싶은데, 어떤 툴에서 어떤 템플릿으로 하면 좋을까?"
클로드는 아래와 같이 노션을 추천해줬습니다.

마침 며칠 전 클로드 MCP로 제 노션 워크스페이스를 연결해둔 상태였습니다. 노션에 쌓아둔 방대한 나만의 데이터베이스와 클로드가 만나 무한히 확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셈이죠.
클로드는 제안했습니다. "제가 직접 노션에 일기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드릴 수 있어요."
지속 가능한 일기 템플릿 설계하기
<기록이라는 세계>에서는 솔직하게 말합니다. 사실 기록은 귀찮은 게 맞다고요. '굳이' 하는 일이거든요. 일상에서 지나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을 만났을 때, 굳이 노트를 펼치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켜서 글로 기록해 붙잡아두는 것이니까요. 그냥 흘러가게 둬도 되는데 말이죠.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기를 쓸 때 너무 자유롭게 무의식의 흐름대로 쓰면 뭘 써야 할지 막막합니다. 반대로 템플릿의 항목이 너무 빡빡하면 매일 쓰기에 부담이 되어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고민 끝에 균형점을 찾았습니다. 자유롭게 그날 일어난 일들을 쭉 쓰되, 제가 일상을 살아가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해 더 덧붙이는 형태로 정했습니다.
1. 경험: 오늘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보고 읽었는지
2. 배움: 그 경험에서 얻은 인사이트, 깨달음, 교훈은 무엇인지
이 두 가지 관점은 단순히 하루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하루를 의미 있게 만들어줍니다. 경험은 쌓이고, 배움은 성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첨부하고 싶은 사진이 있다면 사진도 함께 남기기로 했습니다. 이미지의 힘은 생각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그날을 떠올릴 때 한 장의 사진이 수천 글자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하니까요.

5분 만에 완성된 나만의 일기 시스템
이렇게 설계한 템플릿을 클로드에게 설명하고 노션에 일기 데이터베이스를 생성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5분 만에 모든 게 완성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매일 쌓이는 노션 일기가 클로드 MCP와 연결되어 있다는 건, 단순한 기록을 넘어 무한히 확장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내가 매일 노션에 일기를 쭉 쓰고, 한주, 한달, 1년간의 경험을 키워드별로 묶어서 정리하고 회고하는 걸 도와줄 수 있어?"

클로드 덕분에 일기를 쓰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쌓인 일기를 분석하고 의미를 찾아내는 것까지 가능해졌습니다. 더 이상 단순한 일기가 아니라, 효율적인 회고 프로세스이자, 더 성장하고 나아가게끔 돕는 시스템으로 거듭났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365개의 타임캡슐
이제 준비는 끝났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매일 밤 노션을 열어 하루를 기록할 것입니다.
<기록이라는 세계>에서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일기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된다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딱 한 문장만 써보라고요. 예를 들면 "오늘 아침 하늘이 참 예뻤다", "퇴근길에 만난 강아지가 귀여웠다", "친구랑 통화하며 한참 웃었다", 이런 식으로 써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그날의 한 문장에 감정이나 생각을 덧붙이는 연습을 조금씩 하다 보면 일기를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은 순간이 올 것입니다.
1년 뒤 오늘, 제가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지 벌써 기대됩니다. 2년 뒤, 3년 뒤에는 같은 날짜에 쌓인 제 이야기들을 읽으며 어떤 생각이 들까요?
365개의 타임캡슐. 매일 하나씩 과거의 나에게 보내는 선물입니다.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남기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만약 일기 쓰기와 관련해서 저와 비슷한 고민이 있으셨다면, 이 글을 읽으신 지금부터 바로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클로드와 노션이 있다면 5분이면 충분합니다.

